생명이 있는 것이든
그렇지 않든
뎅그렇게 외따로
혼자 있는 모습을 보면
그리 살가운 눈길이 아니더라도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니더라도
마음 한 귀퉁이나마 내어 줘야
가던 걸음이 가벼워지지요.
신비로운 것은
무생물을 만나더라도
가슴 한 모롱이를 휘어 들어올 만큼
하는 양이 대견하고 고우면
생물이나 다름없이
하나의 생명이겠거니 싶지요.
실없는 생각이지요마는
저만 그럴까요?
배롱꽃 물방울에 맺힌 분홍에
저거마이 씨어마씨, 야위어 접치는
정강이 한 뼘 위 속살이 겹치노니
어찌 정령이 없다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