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밥1 개라면 퇴직 후 안팎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아 즈그마이 출타하면 나 스스로 지지고 볶고 끓여 먹는 때가 잦다. 코드 뽑힌 밥솥에 눌어 붙은 식은 밥이 있길래 오랜만에 짜장밥을 만들었다. 끓이는 시간이 맞아떨어졌는지 면발이 잘깃하고 매끄럽다. 흰소리 조금 보태면, 반세기 전 낙지초 경험했던 입맞춤, 머리에서 발끝 사이의 곳곳 중 달콤한 맛을 가장 잘 알아챈다는, 그 보드라운 맛과 견줄만하다. 소스와 물기도 자작하여 '면치기' 하기에 딱 좋다. 수란을 만들어 고명으로 올리려는 어마무시한 시도를 하긴 했는데 아쉽게도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수란짜를 하나 구하든지 해야겠다. 여하튼 맛있게 먹었다. 내가 만약 개였다면 아니, 개 같은 혀를 가졌다면 그릇 바닥에 새겨진 그림이 명징하게 드러날 만큼 완전 새 그릇으로.. 2022. 12.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