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단풍1 카매트 개비 어제는 진종일 일했다. 일이란 게 어찌 보면 팔자 늘어지게 싸돌아다니는 게 일이다. 함양에서 하동 쪽으로 가던 길이었다. 도로수 은행나무가 대부분 발가벗었고, 갓길은 잎들이 요이불처럼 덮혀 있었다. 눈길을 끈 것은, 노랑 일색이 아니라 연녹과 노랑이 섞여 있었다는 것. 그저께 바람이 그리 불더니 버타다가 씨루다가 맥진하여 낙하한 것들이었다. 은행잎이 시루떡같이 깔렸는데 어찌 그냥 지날 수 있나. 여측 없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문수사* 단풍잎만 해도 그렇다. 발갛게 물든 단풍 일색보다 덜 바랜 연초록이 함께 어우러져야 나는 보기에 좋았다. 그러니 은행잎도 연노랑과 연둣빛이 어불려 있으니 오죽 살가운가. 비니루 쪼마이 들고 길가에 열없이 쪼그려 앉아 설되어 떨어진 은행잎을 주워담았다. 그리고 카매트를 새것으.. 2023. 11.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