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일, 진해 군항제 폐막을 하루 앞둔 날,
보슬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안민고갯길을 걸었다.
봄철 안민고개의 벚꽃길은 꽤 유명하다.
사열하듯 양쪽으로 늘어선 벚나무는 대부분 나보다 나이를 더 먹었다.
예전에는 군항제 기간 동안 자동차가 일방통행으로 고개를 넘었지만,
몇 해 전부터는 아예 차량이 다니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간간이 지나는 행사 진행 차량만 있을 뿐, 벚꽃도 막바지인데다
가는비까지 내리는 통에 사람들의 발길도 뜸했다.
근 8km에 이르는 고갯길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통째로 빌린 것처럼
아주 편하게 걸었다. 딱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카메라를 지참하지 않아
풍경을 휴대폰으로 담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렇지만 사진이 뭐 대수인가. 일방 꽃 눈이 흩날리는 고갯길을
한적하게 걷는 기분을 도대체 어디에다 비기겠나.
벚꽃 엔딩에 어울릴 법한 풍경들, 모처럼 갬성 돋는 한나절을 보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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