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한창일 때 진해 내수면 생태 공원에 들렀다.
우짜다가 가끔 함안(그래픽), 마산(8월), 창원(마당)이 어불릴 때가 있는데
이날은 내셔널동네그래픽 님이 빠진 날이다.

인물과 풍경의 작품 사진 하면 그래픽 님,
팬들로부터 '팔월류'란 고유 브랜드로 불리기도 하는,
독특한 감성 사진의 오거스트 8월 님.

사진기를 어깨에 오래 둘러메었다거나
나이가 많다고 해서 솜씨가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두 양반을 통해 절실히 느낀다.
그래서 두 사진가를 만나는 날이면 나는 늘 남는 장사다.

잘 베끼는 재주가 없으면
온 데 싸돌아다니는 부지런이라도 떨어야 한다.
뭐든 뷰파인더를 자주 들여다 봐야 서나곱쟁이라도 늘 것 아닌가.

그렇게 볼 때,
진해 내수면 공원을 곁에 끼고 사는 건 복이다.
차로 반 시간도 채 안 걸리는 곳이라
봄가을마다 꼭 한 번쯤은 들르는 명소다.

봄이면, 연두와 초록의 향연에
처이 가심 에이는 봄바람보다 더 갑시고,
가을엔 그냥 입을 닫는 게 상책이다.
진초록, 주황, 빨강이 버무려진 애기단풍,
기가 맥혀 숨을 못 쉴 지경이 된다.

사진은 신통찮지만 풍경은 거짓이 없는 법.
물오를 대로 오른 저 봄빛을 보시라.
반하지 않고 우예 배기겠노.
사흘돌이 들락거리지 않고 우예 참겠노.

이런 풍경을 마주하면,
망팔을 앞둔 강마른 가슴에도
참꽃 같은 춘정이 스멀스멀 피어나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바림 필터의 어설픈 사용으로 비네팅이 생겼다.
몇 가지 필터를 가졌어도
렌즈에 끼워 사용한 적이 거의 없었다.
촬영하는 자세마저 꼿꼿한 이 양반을 만난 후로
필터 세트를 아예 가방에 쟁이고 댕긴다.

게다가 ND 필터는 여러 가지 조합으로 구색을 맞춰
세트 째로 선물 받았다.
내게 줄 때만 해도 그는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선물한 죄로, 빼도 박도 못하고 내게
장노출 촬영 기법까지 가르쳐야 될 줄을.

전주고 있는 저 카메라에 담길 풍경이
얼마나 그럴싸할지 짐작이 되지 않는가.
모든 스포츠에서 올바른 폼이 기본이듯이, 사진 또한
자세가 멋들어져야 만족스런 결과물을 얻지 않을까 싶다.
나도 담에 조런 자세로 함 찍어 봐야지
맘먹으면서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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