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팔년도쯤 발표된 노래 중,
'민들레 홀씨 되어'가 있다.
널리 불려지자, 누군가
민들레는 '씨앗'이나 '종자'라 해야지
'홀씨'라 하면 안 된다고 했던 것 같다.
나는 씨앗과 종자라든지
홀씨와 속씨의 차이도 모르고
개념도 모른다. 단지 꽃이 예뻐서
코를 들이박고 들여다본 적은 숱하다.
그렇지만 학문 하는 사람의 주장을
나는 존중한다. 요사이 어떤 연유로 인해
경외하는 마음을 품게도 되었다.
종이니 속이니 과니 목이니...뭣이니,
복잡다단한 분류도 그렇지만,
씨의 생김새까지 동정하고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은, 내 취미만을 위한 단순한
수고가 아닐 것이란 걸 짐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문적 이론이 바닥인
나 같은 사람은 그분들과는 종이 다르다.
씨앗이면 어떻고 홀씨면 어떠랴.
멀리 날아가 꽃 피우면 되고
어여삐 피어 내 눈이 즐거우면
그만이라 여긴다.
렌즈에 어떻게 끌어들여야
곱게 표현할 수 있을지.
어떤 각도와 구도로 머금어야
얼굴을 잘 그려낼 수 있을지
그런 고민이나 할 따름이다.
그러다,
땅에 붙어 피는 꽃은, 몸을 낮춰 보아야
언충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되고,
키가 크든 작든, 세상 만물에 마음을 낮추면
혹여 나도 꽃 닮은 생물이 될 수 있을까, 하고
피식, 싱거운 생각도 하는 것이다.
어찌 되었거나 나는
민들레 사진이 꽤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