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한복판이다.
가을이면 늘 그러듯 올해도
지난, 지지난 가을과 똑같은 짓을 했다.
혹자는 말한다.
"니 돌았제?"
하지만 내가 나를 볼 때
분명 돌지는 않았다. 돌았다는 것은
미친 것이나 다름없는데 미치기가
어디 쉽던가.
내 머리를 현미경급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면
미친 세포가 조금 숨어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런,
미친 사람의 반열에 오르기는 한참 멀었다고 본다.
단지 혹자가 나를,
"철없는 놈."이라 말하면,
거기에 반박할 근거는 하나도 없다.